“만드는 것보다 마켓 반찬 구입이 경제적”
한남체인마켓에 오후 8시가 다가오면 반찬부 인근에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오후 8시부터 일부 반찬을 반값으로 할인 판매해서다. 카트에 미리 반찬을 담아 넣고 기다리는 고객이 늘자 마켓측은 8시에 직원이 표시한 반찬만 50% 할인하는 규정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할인을 하지 않는 아침, 점심에도 마켓 반찬부는 단골들로 붐비며 인기 메뉴는 금방 동난다.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마켓 반찬이 가성비 최고라는 입소문이 나면서다. 3월 소비자 물가지수가(CPI)가 1년 전보다 8.5% 상승하면서 장바구니 체감 물가는 그 이상으로 뛰었다. 육류는 물론 과일, 채소, 김치, 가공식품, 최근에는 달걀까지 전반적으로 가격이 오르면서 한인들 사이에서는 “차라리 반찬을 사 먹는 게 낫다”라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마켓 반찬을 자주 사는 이다빈 씨는 “장 보면서 체감 인플레이션은 3배인 20~25% 수준”이라며 “식품마다 가격 상승은 물론 세일도 줄어들어 반찬 구매가 오히려 더 저렴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물가반영 최전선인 마켓 반찬을 한인들이 선호하면서 마켓마다 나물, 조림, 생선구이, 전 등 기본 밑반찬은 물론 국, 죽 등 집밥 메뉴 매출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인마켓반찬부 매출은 전체 총 매출의 5~10% 선으로 좋은 재료로 맛있다고 소문난 반찬은 금새 품절된다. 대표적인 메뉴는 한남체인의 모둠 밑반찬과 녹두전, 해초나물, 갤러리아 마켓의 홍어회, 오징어 초무침, 무말랭이, 청국장, 시온 마켓의 김밥 및 롤 등이다. 가성비 최고로 알려진 반찬인 모둠 밑반찬은 밑반찬을 선별해 4개씩 담아 A, B, C 세 가지 타입으로 내놓았다. 가격은 양에 따라 7~9달러 선이다. 한남체인반찬부 관계자는 “팬데믹 동안 집밥을 선호해 모둠 밑반찬을 내놓았는데 주중에는 매일 50개, 주말에는 100개 가까이 판매된다”며 “식구가 단출한 시니어 고객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가성비 최고로 알려진 한 끼 식사는 국과 찌개 메뉴다. 5달러 내에서 밥과 국으로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다. 마켓마다 국과 찌개 메뉴는 5~10여개로 12온스는 2.99~3.99달러, 28온스는 4.99~5.99달러로 물가인상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다. 갤러리아 마켓 관계자는 “40년째 한국식 전통 조리법으로 맛을 유지하고 있어 오래된 단골이 많다”며 “반찬이 50여 가지, 양도 다양해 식구 수 대로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점심값이 천정부지로 솟으면서 저렴하게 한 끼를 해결하려는 직장인들의 마켓 반찬부 이용도 늘었다. 치킨 덮밥, 김치볶음밥, 소고기 볶음밥, 제육덮밥, 소 불고기 덮밥 등 바로 먹을 수 있는 한 그릇 음식은 6.99~7.99달러 선, 도시락은 9.99~10.99달러 선이다. 직장인 정하나 씨는 “한 그릇 음식으로 간단히 먹으면 점심값을 일주일에 50%까지 줄일 수 있다”며 “가끔 동료들과 마켓 반찬과 국을 사서 나눠 먹기도 한다”고 말했다. 마켓마다 캘 프레시 사용 고객이 늘어난 것도 반찬 판매 증가 원인 중 하나다. 한 마켓 관계자는 “매달 나오는 캘 프레시로 반찬을 10~15개씩 사는 시니어들이 많다”며 “한 번에 많이 사서 냉동칸에 보관해 먹는 편리함도 있어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은영 기자반찬 마켓 한인마켓반찬부 매출 마켓 반찬부 한남체인반찬부 관계자